올해에는
어디로 비행기를 타고 여행할지
즐거운 고민을 했었다.
(유력한 후보지는 발리였지 아마)
but
코로나로 인해
뜻 밖에 국내여행을 많이 다니게 되었다.
이번엔 내 생일을 기념해
가평/춘천 여행을 다녀왔었고,
춘천 여행지 중 가장 가고 싶었던 곳은
영화 '고양이집사'의 배경지인
길고양이 레드, 조폭이, 이쁜이가 살아가고 있는
춘천의 작은 마을, 효자동이었다.
(우린 이 영화 후원 펀딩/관람까지 했었음ㅎ)
하지만 효자동으로 가기 직전,
춘천 이디오피아 카페에서 작은 뉴스 기사를
접하고 마음이 무거워져 결국 가지 못했다.
( 애기들 간식도 사두었었지만 아쉽게도)
그 이유는 단순했다.
고양이들이 더 이상 살지 않는다고 하니까.
블로그/인스타에서도
고양이들보다 고양이 팻말이
더 많다고 할 때부터
느낌이 조금 이상하긴 했다.
뉴스의 헤드라인처럼
과연 괴소문 뿐일까?
'고양이집사'에서 등장한 효자동은
사실 그렇게 고양이들에게
좋은 환경일 것 같진 않아 보였다.
지자체, 마을 전체의 노력이라기보다
주민센터 담당자 한명의 노력으로 보였고
그 분이 전근을 가게 되자
곧 고양이들이 저렇게 사라졌다고 한다.
영역동물인 고양이들이
자신들의 터전을 하루아침에
갑자기 옮기는게 말이 될까?
그것도 다같이.
헤드라인은 오히려 순화되어
있다고 생각한다.
나도 잘 안다.
고양이들이 쓰레기 봉투를 뜯고,
밤새 울어대는 것들은 분명
사람들을 힘들고 불편하게 한다는 걸.
그래서 길고양이를 싫어하는 것에 대해
나는 그 어떤 비판의 마음도 갖지 않는다.
오히려 당연히 그럴 수 있고
충분히 이해한다.
하지만 그럼에도
최소한의 '사람다움'을
기대하는 것이 큰 욕심일까?
길 위의 보잘 것 없는 작은 생명이라 해도
목숨을 앗아갈 권리따위는 그 누구에게도 없는데.
적어도 최소한의 '사람다움'이 있었다면
불편하다는 이유만으로
그렇게 해칠 생각을 갖진 않았겠지.
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
뒷맛이 참 씁쓸하다.
고양이가 사라진 고양이 마을.
사람다움이 사라진 사람.
마음이 서늘하다.
앞으로도 나는
효자동에 갈 일은 아마 없지 않을까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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