고양이없는 고양이 마을. 사람다움이 없는 사람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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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올해에는

    어디로 비행기를 타고 여행할지
    즐거운 고민을 했었다.

    (유력한 후보지는 발리였지 아마)

     

    but

    코로나로 인해

    뜻 밖에 국내여행을 많이 다니게 되었다.

     

    이번엔 내 생일을 기념해

    가평/춘천 여행을 다녀왔었고,

    춘천 여행지 중 가장 가고 싶었던 곳은

    영화 '고양이집사'의 배경지인

    길고양이 레드, 조폭이, 이쁜이가 살아가고 있는

    춘천의 작은 마을, 효자동이었다.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(우린 이 영화 후원 펀딩/관람까지 했었음ㅎ)

     

     

    하지만 효자동으로 가기 직전,

    춘천 이디오피아 카페에서 작은 뉴스 기사를

    접하고 마음이 무거워져 결국 가지 못했다.

    ( 애기들 간식도 사두었었지만 아쉽게도)

     

    그 이유는 단순했다.

    고양이들이 더 이상 살지 않는다고 하니까.

     

    블로그/인스타에서도
    고양이들보다 고양이 팻말이
    더 많다고 할 때부터

    느낌이 조금 이상하긴 했다.

     

    춘천 고양이마을 괴소문 확산

    고양이 마을에 고양이가 사라졌다.최근에는 끔찍한 의문의 사체까지 발견돼 마을주민 사이로 괴소문까지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.17일 춘천시 효자동 고양이마을.이 마을 입구에서 골목을 따라 ��

    www.kado.net

    뉴스의 헤드라인처럼

    과연 괴소문 뿐일까?

     

    '고양이집사'에서 등장한 효자동은

    사실 그렇게 고양이들에게

    좋은 환경일 것 같진 않아 보였다.

     

    지자체, 마을 전체의 노력이라기보다

    주민센터 담당자 한명의 노력으로 보였고

    그 분이 전근을 가게 되자

    곧 고양이들이 저렇게 사라졌다고 한다.

     

    영역동물인 고양이들이

    자신들의 터전을 하루아침에

    갑자기 옮기는게 말이 될까?

    그것도 다같이.

     

    헤드라인은 오히려 순화되어
    있다고 생각한다.

     

    나도 잘 안다.

    고양이들이 쓰레기 봉투를 뜯고,

    밤새 울어대는 것들은 분명

    사람들을 힘들고 불편하게 한다는 걸.

     

    그래서 길고양이를 싫어하는 것에 대해

    나는 그 어떤 비판의 마음도 갖지 않는다.

    오히려 당연히 그럴 수 있고

    충분히 이해한다.

     

    하지만 그럼에도

    최소한의 '사람다움'을

    기대하는 것이 큰 욕심일까?

     

    길 위의 보잘 것 없는 작은 생명이라 해도

    목숨을 앗아갈 권리따위는 그 누구에게도 없는데.

     

    적어도 최소한의 '사람다움'이 있었다면

    불편하다는 이유만으로

    그렇게 해칠 생각을 갖진 않았겠지.

     

   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

    뒷맛이 참 씁쓸하다.

     

     고양이가 사라진 고양이 마을.

    사람다움이 사라진 사람.
    마음이 서늘하다.

     

    앞으로도 나는

    효자동에 갈 일은 아마 없지 않을까?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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